동아대학교 의과대학은 재학생, 졸업생, 교직원을 대상으로 시간의 흐름과 상황의 변화에도 흔들림 없어야 할 중요한 가치를 물었다. 가장 많은 구성원이 인간존중으로 답하였다. 인간존중의 실천은 동아대학교의 건학이념인 홍익인간과도 일치한다.

인간을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여기는 인간존중은 일차진료 의사, 진료팀 리더, 보건의료 관리자, 교육자 또는 연구자로서 환자, 동료, 지역사회 구성원, 지역 보건의료 체계와 환경, 그리고 널리 인류 전체와 더불어 자신까지 대상으로 삼는다.

인간 존중의 가치는 대상과의 관계와 행위 가운데 반복하여 나타나야 한다. 먼저 전문가로서의 삶에서 자기에 대해 비판적이면서도 자기를 돌보는 자기배려를 통해 일생에 걸쳐 자신의 특수한 임무를 스스로 발견해내고 수행하는 과정은 자기가 자기 행위의 주인이 되는 자기존중의 실천이다. 이 자기존중은 나아가 공적 요청에 대한 응답의 바탕을 이루면서 타인과 자기를 함께 존중하는 인간존중의 큰 틀을 완성한다.

타인과 사회를 향하되 자기 배려에서 그 기초를 찾는 인간 존중은 자발적 동의보다 외부로부터 강제되는 규범 준수, 자기포기를 향한 무한 헌신, 이해 계산 중심의 타인관계, 이타주의-이기주의 대립 같은 그 동안 전문직 정신이 의존하여 왔던 가치들 바깥에 또 다른 실천 가능성을 열어 줄 것이다.

보건과 의료가 이루어지는 현실은 교과서의 질서정연한 내용과 달리 우연과 불확실성 속에서 변화한다. 그리고 개인이 겪는 고통의 구체성에 대한 상상력과 감수성을 요구한다. 의학지식과 술기의 평생학습에 더해 인간과 세계를 살펴 탐구하고 자기를 개발하는 삶의 방식은 그래서 중요하다. 또한 다양성에 대한 이해와 소통으로 차이를 극복해 나가는 포용을 요청한다. 그리고 지금 여기에 바탕을 두고 지역공동체에 참여하며 전 인류적일 수도 있는 요청에 응답하는 것이 동아대학교 의과대학이 사명으로 하는 인간 존중의 실천이다.